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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개만 돌려도 어지럽다면... '이석증'일 수 있습니다"
이석증은 머리를 움직일 때 갑작스럽게 세상이 빙 도는 듯한 회전성 어지럼증이 나타나는 대표적인 말초성 어지럼증 질환이다. 이비인후과 전문의 김미주 원장(리더스이비인후과의원)은 전정기관 안에 있는 미세한 칼슘 결정인 '이석'이 제자리를 벗어나며 비정상적인 자극이 발생하는 것이 이석증의 원인이라고 설명한다. 김 원장은 "아침에 일어날 때나 돌아누울 때 어지럼증이 반복된다면 이석증 가능성이 높다"며 조기 진단과 적절한 정복술 치료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김 원장과 함께 이석증의 원인과 치료, 재발 방지법에 대해 알아봤다.
이석증이란 정확히 어떤 질환인가요?
귀안에는 몸의 평형을 담당하는 기관인 '전정기관'이라는 것이 있습니다. 이 안에는 '이석'이라 불리는 미세한 칼슘 결정이 들어있는데, 이석이 제자리를 벗어나 반고리관 속으로 들어가면 머리 움직임에 따라 비정상적인 자극이 발생합니다. 이로 인해 뇌가 잘못된 균형 정보를 받아들여, 세상이 회전하는 듯한 어지러움을 느끼게 되는 것이 바로 '이석증'입니다.
어지럼증이 모두 이석증은 아니라고 하던데, 어떻게 구분하나요?
어지럼증의 원인은 매우 다양합니다. 저혈압, 뇌혈관 질환, 빈혈, 심인성 어지럼증 등도 원인이 될 수 있습니다. 이석증의 특징은 머리나 몸의 위치를 바꿀 때 짧게는 수 초, 길게는 수십 초 동안 어지러운 증상이 나타난다는 점입니다. 아침에 누운 상태에서 일어날 때나 고개를 뒤로 젖힐 때, 침대에서 옆으로 돌아누울 때 어지러운 증상이 반복된다면 이석증일 가능성이 높습니다. 또한 자율신경계 증상, 즉 메스꺼움, 구토, 설사, 두근거림, 식은땀 등의 증상이 동반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반면, 하루 종일 지속되는 어지럼증이나 두통·언어 장애 등이 동반된다면 신경학적 질환을 의심해야 합니다.
이석증이 생기는 원인은 무엇인가요?
정확한 원인은 아직 완전히 밝혀지지 않았지만, 노화, 두부 외상, 중이염·내이염 등 염증 후유증, 장시간 누워 있는 생활 등이 주요 원인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특히 50대 이상 여성에서 호발하며, 골다공증과의 연관성도 보고되고 있습니다. 수면 자세가 한쪽으로만 치우치거나, 오랜 시간 스마트폰을 볼 때 목을 굽히는 습관도 이석의 이동에 영향을 줄 수 있습니다.
이석증 치료는 어떻게 진행되나요?
이석증의 치료는 약물보다는 이석을 제자리로 되돌리는 '이석정복술'이 핵심입니다. 전문의가 환자의 증상과 반고리관 위치를 파악해 고개를 특정 방향으로 회전시키는 일련의 동작을 시행하며, 이를 통해 잘못 들어간 이석을 원래 자리로 되돌릴 수 있습니다. 대부분의 환자는 한두 차례의 치료만으로 증상이 사라지고, 약물은 구역감이나 어지럼증 완화를 보조하는 역할로 사용됩니다.
재발이 잦다고 들었는데, 예방할 방법이 있을까요?
맞습니다. 이석증은 약 30% 정도의 환자에서 재발이 나타나기 때문에 치료 후에도 재발 예방을 위해 다음과 같은 생활습관을 지키는 것이 중요합니다.
• 너무 갑작스럽게 고개를 돌리거나 숙이지 않기
• 한쪽으로만 누워 자는 습관 피하기
• 충분한 수면과 스트레스 관리
• 규칙적인 가벼운 운동으로 전정 기능 유지
재발이 잦은 경우 비타민D 보충이 이석증 재발을 20~25% 낮춘다는 연구결과가 있으므로, 비타민D 영양제를 꾸준히 복용하거나 주기적으로 주사를 맞는 것을 추천합니다. 또한 재발 시에는 증상을 참지 말고 즉시 이비인후과를 방문해 정복술을 받는 것이 좋습니다. 방치하면 이석이 더 깊이 이동해 어지럼증이 장기화될 수 있습니다.
이석증이 뇌 질환과 혼동되는 경우도 있다는데, 어떻게 구분해야 하나요?
주로 중장년층에서 뇌졸중(뇌경색, 뇌출혈) 초기 증상과 혼동되는 경우가 있습니다.
증상으로 구분해 보자면 이석증은 머리 움직임에 따라 짧은 시간 동안 어지럽고, 가만히 있으면 금세 호전됩니다. 반면, 뇌혈관 질환의 어지러움은 자세와 상관없이 지속적이며, 구음장애(말이 어눌함), 안면 마비, 복시(물체가 두 개로 보임) 같은 신경학적 증상이 동반됩니다. 따라서 어지럼증이 길게 지속되거나 다른 신경 증상이 함께 나타난다면 즉시 응급실을 방문해야 합니다.
마지막으로 환자들에게 해주실 조언이 있나요?
이석증은 갑작스럽고 강한 어지럼증으로 환자를 놀라게 하지만, 진단과 치료가 명확한 질환입니다. 정확한 자세 교정만으로도 대부분 완치가 가능하며, 조기 진료를 받으면 일상 복귀도 빠릅니다. 어지러운 증상이 반복되거나 자세 변화에 따라 증상이 나타난다면 '일시적인 현기증'으로 넘기지 말고 이비인후과 전문의의 진단을 받아보시기 바랍니다.